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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풍경솔등재 

                        

이주희(미술평론)

 

땅을 밀고 올라오는 천연의 색. 색과 함께 흘러가는 능선. 능선을 따라 굽이지는 골짜기. 그곳을 지나는 바람과 무리지은 소나무들과 이름 모를 풀들과. 그리고 솔방울 주우러 다니던 고개. 그곳을 사람들은 솔등재라 불렀다. 푸르른 주산(主山)으로 향하던 길에 잠시 머물러 가는 곳. 성태훈이 아는 땅이자 보아온 땅. 그가 자라났으며 언제나 바람이 불고 새싹들이 일어나는”(작가노트) . 그곳은 인간의 치수(治水)로 값이 매겨진 땅이 아닌 자정(自淨)의 영역이었다.

작가가 걸어온 길이 다시금 풍경에 닿았다. 그동안 성태훈은 수묵으로 역사의 현장을 다루었고 소시민의 일상을 옮겨왔으며 현실에 대한 극복과 희망을 향해 날아오르는 상징을 그려왔다. 이러한 과정은 모두 진경이자 실경의 풍경 속에 자리했지만 이번전시에는 조금 더 동양의 산수적인 화면을 보이고 있다. 풍경을 그린다는 것은 미술의 영역에서 보는 법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그 정도에 따라 개성을 달리 해 오고 있다. 그러나 성태훈의 경우 보는 법을 달리 해왔다기보다는 자신의 눈과 사고에 일치하고 정서를 움직이는 것을 따르는 흐름을 이어오고 있다. 이러한 것을 좇아 하나의 풍경과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일은 그에겐 자연스러운 행위이다. 자연만물이 아닌 하나의 소자연으로서 작가에게 내재된 영역을 다스리고 운영하며 생기를 발하게 하는 것은 결과적인 것이 아니라 하나의 과정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이번 전시에 작가가 보이고 있는 풍경의 주된 것은 땅이다. 그의 땅은 멀리서 찾아진 것이 아니며 보는 법을 배우고 익혀 응시된 것과도 거리가 멀다. 이곳은 그가 고향땅이라고 불러온 곳으로 도식과 관념의 적당한 선상에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이미 작가의 안에 자리하던 자연을 꺼내놓은 것이다.

성태훈에게 사색은 그러한 자연과 함께하기 알맞은 태도일 것이다. 이러한 태도의 발현은 자신이 자연이자 풍경으로 다가가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스스로에게 다가오는 풍경을 맞이하는 일이기도 하다. 그에게 사색이 있는 풍경은 그가 늘 그곳에 있을 것이라 의심치 않았으며 마음 한편에서 그의 삶을 지탱해온 주축이다. 가만히 있는 것이지만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는 동태를 견뎌온 자연이며 교차하는 시간들 속에서 하나의 조화를 보이는 생명의 밭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작가의 인간됨과 정서가 자라났으며 이러한 풍경은 떠나보낸 시간을 기리고 잡아두기 위한 풍경이 아니라 새롭게 다가오는 것들을 맞이하는 무엇인가 오는 풍경으로 자리한다. 작가는 최근까지도 희망이라는 의()를 화면으로 불러들이고 있다. 희망을 형사(形似)로서만 쫓고자 했다면 이미 생기를 다하고 말았을 것이다. 하지만 신사(神寫)로서 옳은 것과 지속되어야 할 것을 놓치지 않았던 희망은 극복과 자유로 확장되어 여전히 그의 화면에 자리하고 있다. 작가 스스로도 대의를 벗어나는 사의의 번짐을 다스려가며 의를 좇았고 이러한 과정에서 작가의 시선이 다시금 산과 들로 돌아온 것은 마땅히 돌아가야 할 곳으로의 회기이면서 자신의 근본을 돌보는 일이기도 하다.

사계(四季)는 사물(四物)을 가지며 각기 다른 형()과 색을 지닌다. 사색이 있는 풍경시리즈에서 가장 멀게 보이는 산은 군청의 계열로 앞쪽의 산은 녹색의 계열로 짙어진다. 주로 화면의 하단에 자리한 땅은 성태훈이 보아온 자연에서 찾을 수 있는 천연색들이 도드라졌다. 새싹이 땅을 밀고 생명이 피어나는 곳이자 우리에게 다가 오는 풍경은 종종 색으로서 그 성격을 전한다. 그러나 작가는 이에 따라 사계 각각의 다름을 나타내기보다 바람이 불고 나무가 자라고 새싹들이 일어나는 곳에서 찾을 수 있는 천연의 생명력을 옮겨왔다. 이때 주가 되는 적토의 붉음과 사계의 총천연색은 시각적인 효과에 호소하는 하나의 색조가 아닌 자연에서 발하는 생기에 대한 추구로서 여겨진다. 여기서 색들은 각각의 결정을 이루고 물과 만나 색반을 이루며 주체적인 생명의 활력으로 대체된다.

형에 있어 초목은 산과 땅 그 중간 즈음에 가라앉았다. 그중 작은 것들은 국화점(菊花點)을 찍는 듯 미세한 필치로 그것의 여림을 나타내고 뿌리가 되는 것들은 비교적 짙게 자리 잡아 굳건한 생명력을 지닌다. 또한 빠르고 경쾌하게 표현된 가지는 뿌리를 근본삼아 뻗어나가고 그 끝에 맺힌 몽우리는 꽃이자 열매로서 다음의 풍경을 불러들이고 있다. 솟대가 있는 풍경에서 윤필(潤筆)과 갈필(渴筆)로 이어지는 작가의 호흡은 획을 최대한 아끼면서도 그가 추구해 왔던 보편의 를 담는다. 솟대는 작가가 이어가고 있는 또다른 희망의 상징이다. 감필에서 중요한 것은 응물(應物)의 진의를 담는 것이다. 솟대가 가진 희망의 메시지는 인간사에서 추구되어야 하는 보편적인 가치이자 하나의 격으로 그동안 작가의 풍경이 추구해 온 진의 자체이기도 하다.

마음과 정서가 그리워하는 곳을 향하고 바라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는 본성으로 자연스러운 본성을 말한다. 잘 살아갈 수 있는 오래된 본성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었다.(장자, 양생주(養生主) ) 자연과 인간은 서로를 구속하고 소유하지 않는다. 끊임없이 동태적인 평형을 유지하며 관심을 바탕으로 관계 맺을 뿐이다. 성태훈 역시 자신의 풍경을 소유하거나 불변의 자연으로서 영원함을 추구하기 위해 제시하지 않는다. 그저 잡다한 자연 중에서도 하나의 질서와 조화를 가진 소자연으로서 자신과의 관계를 재정리 하고 있다. 자신에게로 오는 풍경과 함께 하는 삶을 추구하는 것은 잘 살아 가기 위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오래된 본성일지도 모른다.

성태훈의 풍경이 자연의 자정을 담고 있는 이유 역시 풍경을 사유하고 다시금 정서로 들이는 것이 인간의 생기를 불러일으키는 상리(常理)이기 때문일 것이다. 풍경은 늘 예전의 것이지만 늘 현재의 것이기도 하다. 성태훈의 화면은 과거와 현재의 동구(同構)된 자연과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의 조화를 구한다. 그러한 자연으로의 대응과 생기의 발현을 위해 누구라도 다가 오는 풍경’. 그곳은 어쩌면 그가 가장 먼저 다가가고자 했으며 자신을 놓아두고 싶어 하는 진경일지 모른다.

 

 

 

 

 

“the landscape that is drawing near”, Soldeungjae Hill

(Lee Juhee)

The land of red earth, the natural color pushing its way up through the earth, the ridge flowing along with the color, the winding valley along the ridge, the wind passing by the area, a cluster of pine trees and nameless herbs and the pass where people used to pick up the pine conespeople called this place “Soldeungjae.” A place where one stops over on the way to the green “Mt. Jusan”, the land with which the artist Seong Tae-hun is familiar and had seen and stepped on, the land “where the wind always blows and the new buds sprout (From Artist’s note)”. The place was not the land gauged by the artificial measurement but an area of self-purification.

The path the artist has walked along now approaches the landscape again. Until now, Seong Tae-hun has depicted the field of history with ink-and-wash paintings, has brought daily lives of average people and portrayed the overcome reality and symbolism of flying high toward hope. Each process of this has settled in the landscape of real and actual view, but this exhibition demonstrates the aspects of landscape which can be considered even more “oriental” than before, in particular. Through painting landscape, the artist keeps a close relationship with the way of contemplating the scenery from the sphere of arts and experiences individuality according to the degree of the relationship. However, rather than varying the way of contemplating, Seong Tae-hun has been maintaining the flow which coincides with his vision and thoughts and moves his emotions. Pursuing a scenery and beauty in search of this is simply a natural act for him. For the artist, the act of administrating and governing some territory while generating liveliness inherent in the artist not as all things but as a small nature is not being carried out as a sort of result but as a process. Considering this process, the main subject of the landscape the artist shows in this exhibition is the earth. His earth or land is not something found from a distance and is not something contemplated by learning how to see it. This is the place he calls “hometown land.” It is not created in the negotiated position of the diagram, schema or concept, but the artist brought out the nature that has been deeply installed in the heart of artist.

Contemplation for Seong Tae-hun might be an attitude appropriate to share with such a nature of above description. The manifestation of this attitude is not only an act of approaching himself to the nature of landscape but also an act of receiving the landscaped that draws near. “A landscape in company with contemplation” for him is a main shaft that has been serving as a supporter of his life that he never doubted its presence. It is the nature that remains still but has endured all movements from the past to the present, and is the field of life showing one united harmony in the middle of crossing time. From this place, the humane qualities and emotion of the artist grew. This landscape settles not as a landscape to think of and seize the time one has left but as “a landscape that is drawing near” to receive and welcome something that newly approaches. The artist evokes the meaning of “hope” to the canvas until recently. If his pursuit were only for the similarity of form, his liveliness would have ceased to exist long time ago. Nonetheless, the hope for sticking to the values that are correct and are to maintain as depiction of spirit expanded as overcoming chances and freedom until finally settled in his canvas. The artist himself pursued the meaning while controlling the extension of personal meaning which escapes from the big meaning, in this process, the artist’s gaze returns to the mountains and fields as a turning point the artist ought to go back and reflect on his origin.

 

 

The four seasons possess four objects characterized by different shapes and colors. In the series of “A landscape in company with contemplation”, the farthest mountain has navy blue hues while the nearest mountain looks deep in green hues. The earth located mainly in the inferior part of the canvas is highlighted with natural colors which can be found in the nature the artist used to see in his hometown. “The landscape that is drawing near” is not only a place where new buds sprout from the earth but also delivers its feature through different colors. However, the artist transferred the natural power of vitality which can be found in the place “where the wind always blows and the new buds sprout” rather than expressing the variety of four seasons. The main elements in this operation such as the redness of the red earth and the pure natural colors of four seasons are considered not as one color appealing visual effects but as a pursuit of vitality the nature generates. At this point, the colors form its respective crystal and create the chromatic light and shade while they are replaced as liveliness of independent life.

In the form, the plants and trees are placed in the halfway of the land. The small things represent their fragility with the fine strokes of brushes as if marking delicate dots, while the roots are portrayed relatively deeper to show the firm vitality. Moreover, the branches expressed with agile and light touches extend based on the roots, and the buds dangling at the end are flowers and fruit evoking the continuous landscape. In “the landscape with Sotdae (the pole of protection)”, the artist’s respiration is connected through wet strokes and dry strokes with little water, while sparing the strokes to the maximum to demonstrate the universal “meaning” the artist has been always pursing. The Sotdae symbolizes another hope the artist maintains. What matters in dry strokes with little water is portraying the truth of contacting with objects. The hopeful message of Sotdae is a universal value and dignity (class) that ought to be pursed in the human history, and is the truth itself that the artist’s landscape has been pursuing so far.

Directing toward a place where one’s heart and emotion reside is such a natural phenomenon. The main principle, the nature means natural essential character. The long-standing nature which keeps the natural flow of life is well-known to us (From “Natural Spirit itself” of Zhuangzi). Nature and humans do not restrain each other or possess. Simply, both constantly keep dynamic balance and establish the relationship based on interest and concern. Seong Tae-hun does not propose his landscape to possess nature or pursue eternity of the unchangeable nature. He simply rearranges his relationship with nature as a small nature which as an order and harmony, among miscellaneous diverse natural elements. Pursuing life with the “landscape that is drawing near” to oneself can probably be our old nature that we have to lead our lives well.

 

 

The landscape of Seong Tae-hun contains self-purification traits maybe because contemplating landscape and returning to the emotions is the universal principle evoking the liveliness in humans. Landscape belongs to the past but is belongs to the present at the same time. The paintings of Seong Tae-hun seek the harmony of humans living in the nature and the present which are identically structured of the past and the present.

“The landscape that is drawing near” to anyone for responding to nature and representation of vitalityThat place might be the real state of view where the artist wanted to approach first and place himself.

 


Art Critic

평론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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