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 광남일보 "갤러리, 매의 얼굴한 닭들 날아다니다"

by twinkle posted Oct 15,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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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러리에 매의 얼굴을 한 닭들이 초록 매화 위로 날아다닌다.

이는 화폭 속에 닭을 즐겨 그리기를 좋아하는 한국화가 성태훈씨가 '날아라 닭'이라는 주제전을 오는 29일부터 5월5일까지 서울 인사아트센터에서 열기 때문에 나온 말이다.

성씨가 구사하는 닭들은 매의 얼굴을 한 채 푸른 매화 나무 위를 날거나 그 위에 앉아있는 형국을 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푸른 매화도 그렇고 닭이 매화나무 위를 날거나 앉는다는 설정은 작가의 관념적 상상이 더해진 것이고 모순과 부조리한 세상을 표현하기 위한 설정으로 읽힌다.

또 그림에 등장하는 닭들의 모습도 일상적 닭의 모습에서 한참 더 나아가 있다. 그림에 등장하는 닭들은 그 기운이 꼭 매를 보는 듯하다.

더욱이 날개가 퇴화돼 날 수 없는데도 작가는 매와 같은 기운으로 나는 닭을 표현한 것은 물론이고 삶의 형태를 잡초가 아닌, 매화로 구사한 이면에는 삶의 완전성을 추구하는 동시에 현실에 대한 아이러니적 인식이자 역발상이라는 풀이다.

이처럼 작가가 소재로 등장시킨 '닭'은 매우 중의적이다. 모순적 현실과 부조리한 시대풍경, 그리고 현매문명의 잔혹성 등 이것들을 모두 망라한 불협화음이 현시대상에 대한 희화성과 풍자성에까지 회화세계를 확장시킨다.

박수철(동양철학)씨는 "폭력이 지배하는 현실을 특유의 은유로 조롱한다"면서 "이러한 조롱은 철저한 현실인식에 근거한다"며 "더 이상 두려울 것 없는 현실 앞에서 초록 매화를 피워 희망을 이야기한다"고 평했다.

성태훈씨는 곡성 출생으로 광주예술고와 홍익대 및 동대학원을 졸업, 14회의 개인전과 미얀마 한국현대회화전, 한미일 현대회화 차이와 공존전, 상상력발전소전 등 다수 단체전에 참여했다.

현재 성균관대 대학원 동양철학과 박사과정에 재학중이며 전남대를 비롯해 홍익대와 경원대, 성신여대 등에 출강하고 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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